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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해마다 청소년 12만명 거리로 내몰려도.. 그들, 쉴 곳이 없다
2021/12/16   |   조회 :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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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청소년 12만명 거리로 내몰려도… 그들, 쉴 곳이 없다

 

갈 곳 잃은 가정 밖 청소년 (上) 문닫는 쉼터

23년 운영 강남구청소년쉼터 종료
복지법인 재위탁 밝혀도 폐쇄 결정
區 "관내 쉼터 2곳 있어… 충분해"

지역사회·지자체 차별적 시선 문제 

 

 

 

 

 

 

해마다 청소년 12만명 거리로 내몰려도… 그들, 쉴 곳이 없다

강남구청소년쉼터는 이달 31일을 끝으로 운영을 종료한다. 강남구쉼터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지 사진 일부, 강남구청소년쉼터 제공 

 

연간 12만명의 청소년들이 가정 밖으로 나오지만 이들을 보호할 쉼터와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쉼터 관계자들은 폐쇄에 이르게 된 배경에 "지역사회와 지자체의 '차별적 시선'이 작용했다"며 "여전히 지자체가 가정 밖 청소년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3년간 아이들 보호해온 강남구청소년쉼터 운영 종료

15일 국회입법조사처,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등에 따르면 해마다 가정 밖 청소년(가출 청소년) 12만명이 거리로 나오지만 이들을 보호할 쉼터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6월 발표한 '홈리스 청소년 지원 입법·정책 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출을 경험한 학생 수는 11만5741명에 달한다. 학업중단 청소년이 제외된 조사라는 점에서 실제 가정 밖 청소년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하는 청소년쉼터가 문을 닫으면서 가정 밖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남구에 따르면 서울강남구청소년쉼터는 올해를 끝으로 운영이 종료된다. 강남구청소년쉼터는 만10~19세의 남자 청소년들이 최대 9개월 간 머무를 수 있는 단기 쉼터다. 지난 1998년 문을 연 뒤 23년간 3260명의 청소년을 보호해왔다. 가정불화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떠나 시설을 찾아온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달 말까지 시설에 머무르던 다섯 명의 아이들은 지난 9일을 끝으로 모두 시설을 떠났다. 강남구 쉼터 관계자는 "아이들을 다른 쉼터로 전원조치 하거나 보호자를 설득해 가정 복귀를 결정했다"며 "황당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허탈해 했다.

쉼터 공간을 무상 제공해왔던 사회복지법인이 위탁운영을 종료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강남구는 쉼터 이전 비용으로 9억원을 책정해 대체 부지를 찾아 나섰으나 장소를 찾지 못하자 폐쇄 결정을 내렸다. 이에 사회복지법인이 재위탁 의사를 비쳤음에도 강남구는 폐쇄 입장을 고수했다.

쉼터 관계자는 "사회복지법인이 다시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도 구청에서 폐쇄를 결정한 이상 다른 방도가 없는 상황"이라며 "여성가족부나 시에서도 시설 유지를 권고했다고 하는데 구청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 '이미 있다'는 강남구의 궤변

강남구청 측은 이미 관내에 시립 청소년 쉼터가 있어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또 대체 부지 물색 과정에서 임대인 등의 민원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임차하려는 지역이 일반 주거지역 인근이다 보니 청소년 쉼터가 들어온 이후의 진학·면학 분위기를 우려하는 주민들에 대한 민원이 들어와 임차지를 찾을 수 없었다"며 "관내에도 이미 시립 쉼터 두 곳이 있다"고 했다. 강남구 출신 입소 청소년이 많지 않은 것 역시 폐쇄 이유로 꼽혔다. 강남구의회의 지난 8월 회의록에 따르면 구 관계자는 "강남구 아동은 3년 동안 10% 미만인 22명만 입소를 했었고 나머지 90여 %가 서울시 자치구나 타 시도에서 온 청소년들이었다"며 "보호기간도 1개월 미만이었다. 강남구에 일시보호 쉼터가 있어 사업을 접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남구의 결정에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마재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협회장은 "가정 폭력으로 집을 나온 아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강남구 출신 아동이 적다는 이유로 운영 종료를 결정한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립관할시설 2곳이 있지만 한 곳은 여성 청소년 단기 쉼터, 다른 한 곳은 일주일간 머무를 수 있는 일시 쉼터"라며 "쉼터마다 머무를 수 있는 성별, 기간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강남 쉼터가 사라질 경우 남자 청소년이 몇 달간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시설 폐쇄를 밀어붙인 것에 대해선 청소년 쉼터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작용했다는 것이 현장 반응이다. 쉼터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이 사업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강남에서 9억원대 매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하다"고 한탄했다.


마 협회장은 "전국 254곳의 각 지자체에 최소한 한 개의 청소년 쉼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현재는 전국에 그 반에 미치는 136곳의 쉼터만 있다"며 "지역사회가 적극 나서야 시설이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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