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아시아투데이] ‘촉법소년’ 나이 낮추자는데…연령 조정만으론 실효성 ‘갸우뚱’
2022/03/30   |   조회 :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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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나이 낮추자는데…연령 조정만으론 실효성 ‘갸우뚱’

기사승인 2022. 03.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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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이후로 70년 동안 안 바뀐 촉법소년 기준…현실과 동떨어져 지적
소년교도소 1개뿐 과밀수용 대책 필요…성인보다 높은 재범률도 문제
전문가들 "연령보다는 교정제도 개선에 초점 맞춰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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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촉법소년 연령’ 이슈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미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 기준을 12세로 낮추자며 적용 연령 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인기를 끄는 등 해당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은 터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단순히 연령 하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23일 대법원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9년 1만22건, 2020년 1만584건, 2021년 1만1208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2020년 촉법소년이 저지른 흉악범죄 건수는 살인 4건, 강도 14건, 성범죄 373건, 방화 49건으로 집계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소년범은 △만 10세 미만의 범법소년 △만 10~14세 미만의 촉법소년 △만 14~19세의 범죄소년 등으로 나뉜다. 촉법소년의 경우 범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하는 ‘보호처분’ 대상이 된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형사재판이 아닌 소년보호사건으로 분류된 소년범 사건은 2만5869건에 달했다.

 

이 중 촉법소년이 받는 가장 무거운 처분은 보호처분 10호로, 소년원 2년 송치다. 이 탓에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소년원에 2년만 있으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인천 연수구 초등학생 유괴 살해사건, 용인 초등학생 벽돌 투척 사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부산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등 소년범에 대한 여론은 계속 악화돼왔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촉법소년 연령 하한 공약도 소년범들에 대한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연령 하한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학교폭력·성폭력 등 중범죄를 저지를 경우 촉법소년 적용을 받지 않고 어른과 같은 형벌을 받게 하는 ‘청소년 범죄 엄벌주의’도 강조했다.

 

촉법소년의 상한선인 만 14세는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단 한 차례도 바뀐 적이 없다. 그간 70년이 지나 법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며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쉽게 넘지 못했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출 경우 소년교도소와 소년원 수용률이 늘어나 ‘교화’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든 점, 처벌 강화가 범죄율을 떨어뜨리는 등 실효성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등이 반대 의견으로 제시됐다.

 

◇“범죄 배우는 소년범”…재범률, 성인보다 2배 이상 多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되 죄질에 맞춘 교정 프로그램 등 교정 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승 연구위원은 “민법상 미성년자 연령이 1살 내려갔다면 형법에서도 1살 내려가는 게 맞다. ‘법 통합적 시각’에서 만 13세가 촉법소년 상한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 14세인 중학생이 살인, 강도 같은 강력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보호처분 2년만 받도록 두는 것이 아닌 형사처벌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과밀수용을 막기 위한 교도소 증설 등 현실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년교도소가 1개, 소년원이 10개에 불과하다.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의 저서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에서 “교정학 이론에 따르면 수용률이 100%를 넘어가면 교정 효과가 없다. 10평짜리 방에 15명, 18명씩 소년범을 넣어두면 한 패거리가 돼 출소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보호관찰 중인 소년범의 재범률은 2020년 기준 13.5%로, 성인 재범률의 2배 이상 높았다. 재범률을 낮추고 흉포화된 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령 하한만이 아닌 전반적인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소년법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연령 하한은 피상적인 논쟁거리일 뿐이고, 교도소 증설 등 교정제도 개선과 함께 법정에서 판사가 내릴 수 있는 처벌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소년범에 대한 낙인보다 출소 뒤 재범을 막기 위한 사회적 연대가 만들어질 때 소년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예슬 기자 yeah@asiatoday.co.kr

 

출처 :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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